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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도 해외 원정산행지인 실크로드에 대한 간략한 소개글
인성빈
Date : 2006.01.03
실크로드는 한없이 먼 길이다. 이 길의 상당부분은 사막과 초원이고, 험준한 산맥과 고원, 그리고 깊은 계곡을 거쳐야 한다. 또 중간에 유목민들의 기습을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생명을 내건 길이요, 가지가지 애환이 얽힌 길이기도 하다.

실크로드의 자연을 중국영역에만 한정해 특징별로 시안(西安)에서 란저우(蘭州)까지의 위수분지(渭水盆地), 란저우에서 우웨이(武威), 산단(山丹), 주취안(酒泉)을 거쳐 둔황에 이르는 간쑤성(甘肅省) 서북부이ㅡ 이른바 허시회랑, 그리고 신장성(新疆省) 위구르자치주에 해당하는 사막지대로 나눌 수 있다.

중국 황하유역의 문화는 황토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베이징에서 시안, 란저우를 거쳐 서역에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이곳 주민들의 생활은 온통 황토와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시안 중심의 위수분지 일대는 연강수량이 5백 밀리미터 내외여서 인공관수를 하지 않고는 나무가 자라지 않는다. 그래서 옛날부터 주민들을 황토에 굴을 파서 기거했다. 가축의 축사, 농기구의 납고, 농작물의 창고도 굴이며, 심지어 밀밭에서 일을 하다가 잠깐 쉬는 그들도 굴이다.

란저우에서 허시회랑을 거쳐 서역에 이르는 곳은 초원 아니면 사막이 전개된다. 이곳에서부터 연평균 강수량은 1백밀리미터를 미치지 못할 뿐 아니라 옛날에 화주(火州)라고 불렸던 '투루판'은 거의 비가 내리지 않고 1년에 섭씨 40도를 넘는 날이 50여 일이나 계속된다.

란저우에서 이곳에 진입하는 통로는 황하상류를 배로 거슬러 올라 유명한 병령사(炳靈寺) 석굴을 거쳐가는 길과 란신철도(蘭新鐵道)로 해발 3천미터의 고개를 넘어 진입하는 길의 두 가지가 있다. 황하상류에서 병령사 입구까지는 마치 촛대처럼 생긴 벌거숭이 산봉우리가 강가에 장관을 이룬다.

허시회랑에 진입하면 지금까지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르던 황하의 지류가 없어지고 모든 하천이 동에서 서로 흐른다. 허시회랑이란 해발 3천m의 오초령(烏梢嶺)을 말한다.

이 회랑의 동북쪽으로는 몽골고원, 서남쪽으로는 눈에 덮인 치롄산맥(祁連山脈)이 이어져 있다. 회랑의 폭은 약 1백 킬로미터에 이르고 회랑 자체의 해발고도는 1천m가 넘는다. 이곳이 만리장성의 서쪽끝에 해당하며 역대로 중국이 서쪽의 유목민을 다스리기 위해 여러가지로 고심하고 치열한 전쟁을 치른 곳이다. 황량한 사막이라고는 하지만 드문드문 낙타풀이 자라는 자갈이 섞인 땅으로 이곳 사람들은 이를 흔히 '고비'라고 한다. 낙타풀은 잎이나 줄기가 억센 작은 가시덤불 모양의 사막식물인데, 지나가는 낙타가 즐겨 먹는다. 오후에는 하루에도 여러 차례 하늘을 가릴 정도의 모래바람이 불고, 한낮의 뙤약볕 아래에서는 용트림과 같은 회오리바람이 모래를 안고 200여m나 치솟는다.

치롄산맥의 산록에는 눈이 녹아서 수분이 공급되기 때문에 좋은 풀이 자라고 이른바 천마(天馬)로 유명한 군마(軍馬)목장이 있다. 왕소군(王昭君)의 슬픈 사연이 전해 내려오는 오랑캐의 땅이 바로 이곳 산단의 연지산이고, 여자들의 얼굴에 바르는 연지는 곧 연지산에서 나는 '연지꽃'에서 온 말이다.

허시회랑에서 서북쪽으로 가면 투루판분지, 서쪽으로 가면 타림분지에 이른다. 세계에서 가장 바다와 멀리 격리된 사막이다. 투루판분지는 중국대륙에서 가장 낮은 땅으로서 바닥이 드러난 아이딘호수는 이 분지의 남쪽에 있다. 호수바닥은 바다수면보다 154m나 낮고 염분과 미세한 흙이 섞여 굳은 토양층, 곧 플라야(playa)가 널리 드러나 있다. 이곳 사람들은 이를 염피각(鹽皮穀)이라고 한다.

《서유기》에 나오는 화염산(火焰山)은 이곳 분지의 북쪽에 있는 851m 높이의 벌거숭이 산으로서 비바람에 씻긴 침식곡이 뙤약볕에 마치 불꽃처럼 보이기에 쓰인 말이다.

타림분지는 동서 약 1천 4백km, 남북 약 5백 50km에 이르는 광막한 사막으로서 북쪽을 톈산산맥, 남쪽을 쿤룬산맥으로 차단함으로써 바다와 고립된 곳이다. 대체로 해발고도 약 1천m 높이에 해당하는데, 서쪽에서 동쪽으로 갈수록 낮아져서 분지의 동쪽 끝은 약 7백 60m 고도에 해당한다.

사막에는 땅속을 흐르는 물이 있지만 외래하천(外來河天) 이외에 하천이 없고, 있다 하더라도 중간에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톈산과 쿤룬 산맥의 눈이 녹아 땅속을 흐르는 물이 산록에서 저절로 스며나와 오아시스를 이루는데, 이곳 주민들은 '카렌스'라고 하는 지하수로를 만들어 사막에 관개한다.

지표면은 바람에 침식돼 마치 버섯모양의 토주(土柱)를 이룬 기기묘묘한 경관을 나타내는데, 이곳 사람들은 이것을 용퇴(龍堆)라고 한다. 이곳에 있는 타클라마칸 사막은 이곳 말로 '모래의 바다'란 뜻인데, 여기에는 바람에 운반돼 그 높이가 90~2백m에 이르는 초생달 모양의 사구(砂丘)가 수없이 발달해 있다.